젊은 영혼
이동원
“젊음을 무기로 세상에 도전하라”
이동원은 갑자기 혼자서 배낭을 메고 케냐에 여행을 다녀오는가 하면 배를 타고 세계 일주를 다녀온 젊은 영혼의 소유자이다. 현재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공부 외 여러 가지 일로 바쁘다. 세계 일주 이야기를 바탕으로 엮은 책을 출간하여 북 콘서트도 열고 인터넷 블로그에 여행기를 연재하기도 하며 공연 기획자이기도 하다. 또 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기도 하고, PD 시험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그는 레알멘토즈 친구들을 위해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Q 이동원이 생각하는‘도전’이란?
A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도전’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한 도전’인 것 같아요. 많은 일을 겪으면서 든 생각은, 도전이 하나의 도전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도전은 성공이나 실패,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서 이해되어야 하고 또 다른 도전의 발판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도전하는 젊은 영혼!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자유로운 분위기는 숨길 수가 없네요. 음, 좌우명이나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좌우명이라…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멋지게 사는 것이 좌우명이에요. 그래서 지금도 하고 싶은 일들을 도전하고 있는 거죠. 인생의 최종 목표는‘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아빠로서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소박하고도 어려운 목표네요. (웃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많은 도전을 하고 계신 건가요?
A 네, 그렇죠. 지금 도전했던 많은 것들이 다 ‘좋은 아빠’ 되기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Q 아빠가 된다면 ‘젊은 영혼’이 ‘늙은 영혼’이 되는 건가요? (웃음)
A 농담이시죠?‘늙은 영혼’이라뇨!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물론 늙겠지만, 마음만은 영원히 20대, 젊은 영혼이 되고 싶어요. 늙게 되면 도전을 하는 데에 힘이 들긴 하겠지요. 하지만 내 아이들에게만큼은‘젊은 아빠’이고 싶네요. (웃음)
Q 공정여행으로 세계 일주를 하셨는데, 공정여행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A 아직 많은 분이 모르시는 것 같아요. 공정무역은 들어보셨죠? 공정여행은 공정무역과 비슷한 개념인데, 여행지의 지역 주민에게 공정하게 여행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그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고 공유하는 여행이에요. 쉽게 말해서 착한 여행이라고나 할까요. 공정여행이란 것 자체가 어쩌면 저에게는 하나의 도전이었고요.
Q 공정무역은 들어봤는데 공정여행이라는 개념은 정말 생소하네요. 그런데 뭔가 힘든 여행일 것 같아요. NGO를 통한 공정여행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저는 여행을 참 좋아해요. 지금까지 15번 정도 외국에 나간 경험이 있는데, 공정여행이 아닌 다들 많이 하는 일반 여행도 많이 다녀왔었죠. 하지만 남들이 다하는 여행은 지루했고, 뭔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아프리카 케냐에 다녀온 뒤로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결국 세계 일주를 남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다녀오자는 결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역시 ‘젊은 영혼’답군요. (웃음) 공정여행으로 세계 일주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배를 타고 세계 일주를 떠났을 때였어요. 끝없이 펼쳐진 바다 가운데 서 있는 기분은 정말 짜릿했어요.‘나’라는 사람은 큰 도화지 위에 찍힌‘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는 느낌이었죠. 그리고 바다는 보통 푸른색으로 생각하시는데 때에 따라서 붉기도 하고 검기도 해요.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Q 그럼 낭만적인 경험 말고 정말 황당했던 경험은요?
A 베트남에서 강도를 만난 적이 있어요. 베트남에 도착하자마자 환전소를 찾다가 어떤 작은 아이를 만났는데, 그것이 일의 시작이었죠. 순진해 보였던 그 아이를 따라 택시까지 타게 되었는데 택시 기사와 한 통속이었던 거 에요. 환전소에 도착해서 돈을 바꾸는데 그들의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죠. 눈치를 못 채도록 환전한 돈을 몸 구석구석에 숨기고, 잔돈을 지갑에 넣은 뒤에 그들에게 다시 갔어요. 그들은 제 가방을 보더니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가더라고요.
Q 센스가 있으셨군요.
A 젊은 영혼에게 센스는 기본입니다. (웃음)
Q 앞으로는 어떤 일에 더 도전할 생각이에요?
A 현재 PD 시험에 응시 중입니다. PD가 되면 제가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소재로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이 프로그램으로 도전을 두려워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Q 지금과 같은 패기라면 충분히 나이가 들어도 지금과 같은‘젊은 영혼’의 소유자일 거예요.
A 그렇겠죠? (웃음)
Q 도전하는 젊은이로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고등학교 때, 등교한다며 집을 나선 후 선생님께 아파서 결석한다고 이야기한 다음 가까운 바닷가에 버스를 타고 간 적이 있어요. 그 경험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덩그러니 혼자 떨어진 느낌은 신선했어요. 청소년 친구들도 부모님의 도움 없이 자기가 모르는 곳, 생소한 곳에 다녀와 보면 좋겠어요. 혼자 밥도 먹어보고요.
혼자 어딜 가고, 무언가 하는 것이 당장은 어색하고 경험이 아닌 것 같지만, 살면서 정말 크게 기억에 남고 나중에 다른 도전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거든요. 공부에만 치여서 굴레에 박혀 살지 말고 한 번쯤은 도전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살다 보면 공부보다 하나의 도전이 인생에 더 큰 도움이 될 때도 많아요.
Q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학교에 가지 않고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봤던 경험인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그러나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여러 경험을 하기 보다는,‘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해 드리고 싶어요. 사실 서울대 정치학과를 다니면서‘고등학교 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세요!’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비웃더라고요. (웃음) 저는 고등학교 때, 누구나 다들 서울, 서울 하니까 세상의 중심이 서울인 것 같았고, 그 중심에 가서 느끼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막연히 서울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 거였어요. 물론 재수의 아픈 기억이 있지만…
청소년 여러분도 내가 어떤 일을 하기 원하는지 고민해보고,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왜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어 하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에는 주저 없이, 도전하시고요! 우리는 아직 젊잖아요!
송영광 기자(special52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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