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는 우리네 일상과 함께해온 민속 과일이다. ‘문 앞에 대추나무를 심으면 길하다’라는 말이 있어 예부터 가정에 한두 그루를 심었고, 혼례에선 ‘다산과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로 쓰였다. 최근엔 명절이나 제수용에 한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상 과일로서 대추의 대중화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충북 증평군 ‘월강대추농장’ 최춘균(68) 대표는 일반 품종 ‘복조’와 크기가 큰 ‘사과대추’를 재배해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아삭하고 달아 그냥 먹는 생대추와 요리나 마시는 차로 활용하는 말린 대추를 직거래 위주로 팔면서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복조’와 ‘사과대추’를 생대추와 말린 것으로 판매
  ‘월강대추농장’ 최춘균 대표는 청주 출생의 경험 많은 농부로, 25년 전 충북 증평군으로 와 2008년부터 벼농사와 더불어 대추를 재배하고 있다. 대추 주산지인 충북 보은군의 지인 소개로 접한 뒤 경제성이 있다고 확신하여 재배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논농사는 그리 돈이 되질 않았어요. 대추를 농사짓는 지인이 논 20마지기보다 대추 1,000평이 훨씬 나을 거라 추천해줘 논농사 일부를 대신하여 시작했죠. 결과적으로 맞는 말이었어요(웃음).”
  3,000평 대추밭엔 대중적 품종인 ‘복조’(2,500평)와 알이 큰 ‘사과대추’(500평)를 심었다. ‘복조’는 대부분 노지재배하고, 일부만 비가림시설을 설치했다. ‘사과대추’는 노지재배하고 있다. ‘사과대추’ 심은 곳은 3년 전 논을 메워 밭으로 만들었다.
  “비가림시설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부족한 수분을 편하게 공급하고 있어요. 노지는 비탈길이라서 농작업이 어려운 대신 배수가 좋은 장점이 있죠.”
‘복조’는 국내 일반 대추 중 먹을 수 있는 과육 비율이 가장 높다. 당도가 27~30Brix로 높아서 생것과 말린 것 모두를 먹는다. ‘사과대추’는 생것으로만 먹는다.
  “수확은 ‘복조’가 10월 5일 정도로 ‘사과대추’보다 보름 정도 일찍 시작해요. 대추 알은 ‘사과대추’가 이르게 달리지만, 초기에 생긴 대추들이 낙과가 많은 편이거든요. ‘사과대추’는 2차, 3차로 열매 맺은 것들을 주로 수확할 수 있어요. ‘복조’는 상대적으로 키우기 쉽고, ‘사과대추’는 곰팡이병 등 병충해에 약하면서 낙과도 많다고 보면 돼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익는 시기가 2주 정도 느려서 아직 색이 제대로 들지 않았네요.”
  대추는 품종별, 환경별로 차이가 생긴다. ‘복조’는 비가림시설에선 괜찮지만, 노지에 심었을 땐 열매 갈라짐이 많아 주로 말려서 판매하고 있다. 대추 수확 시기가 되면서 당도가 오를 땐 물 공급을 줄여 열매 터짐을 막고 있었다. 비가림시설에 심은 ‘복조’와 ‘사과대추’는 생것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과대추’는 노지에서도 갈라짐이 거의 없다.

  나무 키 낮춰 작업 편하게, 강전정하여 고품질로!
  대추나무 높이는 수확이 편하도록 2m 내외로 만들었다. 나무 간격은 2m가 채 안 되는 밀식 형태에 세력이 강하여 2·3월부터 강전정에 무게를 두어 되도록 짧게 많이 솎고 있다. 대추가 생긴 뒤에도 순이 계속해 나오므로 이때도 가지치기를 실행하여 수확 시기까지 작업을 이어 간다. 대추에 영양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되도록 쉽게 작업할 수 있도록 높이를 낮추고, 가지를 많이 쳐내서 대추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도록 했어요. 싹은 4월에 나와서 사과나 복숭아 등 다른 과일보다 늦어요. 대추는 연간 약 3번에 걸쳐 달리는데, 시기가 늦을수록, 높게 달릴수록 품질이 좋은 편이죠.”
  거름은 유박을 나무 7~8주에 한 포씩 시용하고 있다. 가축분 퇴비는 양분이 부족하다 싶을 때 주고, 논에 주는 NK비료도 1,000평에 두어 포 정도를 연간 1회씩 공급하고 있다.
  병충해와 제초 목적의 약제 사용은 땅심을 높이기 위하여 친환경 인증 약제를 한 달에 한 번꼴로만 사용하고 있다. 약제 방제는 8월 25일께 끝내 대추에 잔류하지 않게 한다.
  “대추나무는 20년이 넘으면 수확 용도로는 힘들어요. 6~10년 사이 대추 수확이 생산량이 많고, 품질도 좋고, 관리하기도 편하죠. 올해는 대추가 많이 달린 대신 크기가 좀 작아요. 그래서 말린 대추로 많이 판매할 예정이에요.”
대추 연간 생산량은 4,000kg 정도로 거의 전량을 직거래하고 있다. 과 크기별로 다르지만, kg에 평균 1만5,000원에 판매한다. 최 대표는 기존엔 관내 가을 축제와 문화제, 지역 관광단지, 로컬푸드 매장 등에서 직거래로 많이 팔았다. 최근엔 ‘코로나19’로 대면 판매가 줄어든 대신 10여 년 단골들 택배 주문이 늘어났다.
  “직거래 판매는 수확 시기에 집중되는데, 생대추로 팔지 못했을 땐 말린 대추로 만들어 팔고 있어요. 지난해엔 1,000kg 이상을 말린 대추로 판매했죠. 저희 대추를 먹어본 고객 중엔 보은 대추보다 맛있다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끼죠. 앞으로 대추밭 규모를 유지하면서 맛있는 대추 생산에 전념해서 직거래 단골 믿음에 고품질 대추로 보답할게요(웃음).”